만학의 즐거움을 만끽하다!

남일우 회원
랜만에 집을 나서려 하면 꼭 그날만 수은주가 뚝 떨어진다. 그날도 그랬다. 올해 2월달 날씨는 왠지 오후부터 바람이 불고 추워진다는 일기예보가 잦다.
여의도 광장을 가로 질로 불어오는 바람 앞에서 잠시 망설였다. 그 칼바람이란….
연신 뒤를 돌아보며 지하철역을 떠올렸다. 하지만 저작권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서 쉽게 발걸음을 돌리지 못했다. 그 때 누군가 나에게 인사를 건넸다.

‘아이구! 선배님, 중소기업회관에 저작인접권 설명회 가시죠?’

몇 년 전 같은 프로그램을 했던 후배였다.
나는 맘을 정했다. 가보자!
날씨가 그럼에도 참 많이들 와 있었다. 100석도 모자라 사이사이에 앉기도 하고 더러는 뒤에 서서 빈 자리를 찾고 있었다. 협회에서 준비한 따뜻한 차를 한잔 받아들고 자리를 잡자 여기저기서 반가움의 인사를 건넨다.
오랜만에 느끼는 푸근함이다. 강의가 시작되자 겨울날의 햇살이 스며들어 졸지나 않을까 걱정이었다. 다행히도 법대교수나 학자가 아니라 후배가 하는 설명 형식의 강의였다. 그 내용은 회원 대상이지만 일반인으로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생활속의 저작권에서부터 방송실연자로서 필요한 권리와 그 보호의 방법까지 다양했다. 연기자 스스로가 이 분야에 대해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어 이사장의 협회 현안까지 두 시간 가까이 나도 모르게 학생이 된 기분에 젖어 있었다.

마칠 때쯤에야 나는 왜 수첩하나 들고 오지 않았는지 후회도 했다. 방송에서 간혹 나이 먹으며 하는 공부의 재미를 얘기할 때 웃고 말았지만 나한테 아직 이런 열정이 있음에 다시 한 번 놀랐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했다. ‘이렇게 유익한 강연회를 통해 많은 방송 실연자가 저작권에 관심을 갖고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계단을 내려올 때 쯤 광장에서 만났던 후배가 다시 말을 건넸다.

‘선배님, 따끈한 국물에 소주한잔 하고 가시죠?’

나도 모르게 같이 갈 동료들이 더 없는지 두리번거렸다. 다음에는 몇 명 더 같이 올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