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법상 실연자의 지위와 권리

영상저작물의 특례규정을 중심으로

류종현 부산대 신방과 초빙교수

I. 들어가며

디지털 다매체시대의 도래와 함께 급변하는 미디어환경으로 말미암아 영상콘텐츠의 제작과 유통의 권리관계가 더욱 복잡다양하게 진화하고 있다. 지구촌에 확산되는 문화산업의 수요증가와 함께 콘텐츠서비스의 다양화를 통한 새로운 부가가치창출로 인하여 기존 시장에서의 저작권법의 체계로는 미처 예기치 못했던 새로운 쟁점들이 돌출되기 시작하면서 이에 대한 합리적 대안과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공동저작물이자 종합저작물로서 영상저작물은 다수의 저작자들이 창작 과정에 기여함으로써 그 권리관계도 복잡다양하게 얽혀지고 있다. 따라서 이를 명료하게 정리함과 동시에 그 유통의 원활을 도모하여 제작과 투자의 선순환구조를 유도해보고자 하는 취지에서 영상저작물의 특례규정이 도입되었다. 그런데 이 특례규정이 영상제작자의 투자보호와 유통활성화라는 목적에는 부합되는 측면은 있으나, 정작 창작자와 실연당사자들의 권리실현과 창작동기유발에는 그다지 부합되지 않는다는 점이 지적됨으로써 ‘합목적적인 법이지만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문제가 걸림돌로 불쑥 돌출되고 있다. 자칫 걸려 넘어질 수도 있을 걸림돌이라는 점에서 다시 검토되어야 할 심각한 하자요인은 이 규정이 유통시장에서의 영상저작물의 부가수익에 따른 저작자와 실연자의 값진 땀방울을 정당하게 보호하지 못한다는 것이고, 이는 기본적으로 문화발전을 그 목적으로 하는 저작권법의 존재이유를 되묻게 하는 본질적인 입법론에 관한 것이어서 더 이상 방치되거나 방치해서도 아니 될 문제의 포자(胞子)가 되고 있다. 역사 속에서 과거 군주시대(君主時代)가 민주주의(民主主義)시대로 발전해가는 과정도 따지고 보면 ‘국권이나 주권의 소유자로서 주인이 임금(君主)에서 국민(民主)으로 바뀌어가는 과정’이었듯이 저작권발전도 그 권리소유자의 주체가 법인이나 절대자(영상제작자)의 집중으로부터 창작자(저작자나 실연자)에게로 공정하고 정당하게 분배되는 과정이 되어야 할 것이며, 이는 봉건시대 지주가 토지를 소유하고 소작농으로 하여금 경작을 위임할 때의 단위면적당 생산성과 토지를 농민에게 직접 분배하여 스스로가 주인으로서 경작할 때 생산성을 단순 비교해보기만해도 권리분배의 당위성은 명약관화해 질 수 있다.

II. 저작권법상 실연자의 지위와 권리

기술의 발전에 의한 디지털다매체시대의 도래와 함께 새로운 미디어환경에 적합한 법과 제도의 정비는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주석1) 이는 과거의 미디어환경에서 입법된 영상저작물의 특례조항이 제작현실을 도외시한 채 지나치게 형식 논리에 치우쳤다는 지적과 함께 실질적으로 창작적 기여를 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새롭게 그 권리관계가 조정되고 수정 보완되어야 할 첫 번째 규정이다.(주석2) 주지하다시피 애당초 우리 저작권법에는 실연자의 인격권을 인정하는 명문조항이 없었지만, WIPO 실연음반조약(WPPT)에의 가입을 준비하기 위한 목적으로, 2006년 개정법에서 실연자의 인격권을 인정하는 규정이 신설되면서 제66조에서 실연자의 성명표시권과 제67조에서 실연자의 동일성유지권이 인정되었다. 저작자의 저작인격권에 비교해서 공표권이 인정되지 않았다는 점은 있으나, 당시로는 분명 진일보한 입법이었다.(주석3)
WIPO 실연음반조약(WPPT) 제 5조에 청각 실연자에게 성명표시권과 동일성유지권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WIPO 실연음반조약(WPPT)에 가입하기 위해서라도 최소한 청각 실연자의 성명표시권과 동일성유지권은 도입할 수밖에 없었다. 일반적으로 저작자나 실연자의 인격권은 일신전속권으로서 창작당사자만이 행사할 수 있고, 타인에게 양도할 수 없으며, 상속의 대상도 될 수도 없다. 그럼에도 ‘영상저작물의 특례규정’상의 양도추정 규정은 저작자나 실연자의 인격권이 일신전속권이라는 본질적이고도 일반적인 권리속성과도 충돌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저작인접권자로서 실연자에게 부여되는 재산권으로는 실연에 대한 복제, 배포, 대여, 공연, 방송과 전송할 권리를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현행저작권법상 복제권, 배포권, 공연권, 전송권 등이 실연자의 재산권으로 부여되지만, 그 중에서 복제권, 배포권, 방송권, 전송권 등은 모두 영상저작물 특례 규정의 적용대상이 되고 있다. 이러한 특례규정과 관련하여 독일 저작권법은 원칙적으로 저작권의 양도를 인정하지 않고 있고, 우리 특례규정처럼 권리의 양도가 아니라 배타적 이용권 또는 용익권의 부여로 대체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방송사업자가 실연이 녹음된 판매용 음반을 상용하여 방송하는 경우에 그에 대한 보상청구권과 디지털음성송신사업자가 실연이 녹음된 음반을 사용하여 송신하는 경우에는 그에 대하여 상당한 보상금을 청구할 수 있는 보상청구권, 그리고 실연이 녹음된 판매용 음반을 사용하여 공연을 하는 자에 대하여 보상청구권 등이 부여되고 있다.

III. 실연자의 역량과 능력에 따른 복합적 지위발생과 권리범위의 확장

방송사업자는 저작권자이자 저작인접권인자인 동시에 이용자의 위치에 있다. 즉, 창작자인 동시에 실연자이며 소비자인 셈이다. 마찬가지로 실연자의 지위도 단순히 저작인접권자에서 저작자의 범위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기술의 발전에 따라 법과 제도의 패러다임전환이 요구되고 있는 것처럼, 부가시장에서 법인이나 영상제작자에게 집중된 권리가 저작자나 실연자의 지위와 권리로 환원되고 있는 것과 그 궤를 같이하고 있는 기술적 현상으로서 이에 대한 진지한 연구와 검토가 따라야 할 것이다. 이러한 권리조정이 필요한 현실적 사례로서 필자가 워싱턴특파원시절에 ‘아이오와 코커스(Iowa Caucas)’를 취재하면서 걸어 본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the bridge of Madison county)’에 얽힌 추억을 반추해본다. ‘메디슨카운티의 다리’라는 명작소설 속의 스토리는 사진기자 로버트와 매디슨 카운티에 사는 중년의 여인 프란체스카로부터 시작된다. 로버트가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취재하면서 우연히 만난 두 사람은 낯설지만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며 마침내 거부할 수 없는 사랑의 감정을 공유하게 된다. 필자는 이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리던 아내에게 남의 불륜에 감동하는 ‘로맨티시스트(romanticist)’라고 몰아붙인 적도 있으나,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하면 불륜)이 오늘 이야기의 핵심은 아니고, 그 영화의 주인공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저작권법적인 지위와 권리를 분석해보고자 함이다. 이 소설을 영화로 만든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미국의 어떤 배우보다 차가운 인상으로 개성 있는 의지를 잘 연기하는 배우이다. 스물다섯 젊은 나이로 연기를 시작한 그는 그의 매와 같은 눈빛과 말수적은 마력어린 매력으로 「로하이드(1959~1966)」 같은 텔레비전 서부극에서 흥행을 거두기 시작하면서, 「황야의 무법자(1964)」와 「석양의 건맨(1965)」, 「석양의 무법자(1966)」 등 무법자 3부작에서 슈퍼스타의 반열에 올랐고, 마침내 전설적인 배우로 거듭나게 해준 「더티 해리(1971)」를 연기하게 된다. 그런데 필자가 얘기하고자 하는 바는 그가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1995)」와 같은 부드러운 로맨스 작품을 스스로 연기하면서 영화감독 겸 배우로서 우뚝 서면서 저작권법 상 그의 지위와 권리도 영상제작자이고 저작자인 동시에 저작인접권자로 확장되었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자본을 투자하여 영화를 기획하였으므로 그가 영상제작자이고, 중견배우로서 창작적인 애드립 등으로 창의적 연기를 능동적으로 수행하였으므로 저작자인 동시에 실연자로 작품에 기여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와 같은 중견배우는 국내에도 존재할 수 있으므로 궁극적으로 연기자의 지위나 권리범위를 단지 저작인접권자로만 한정시킨 현행 저작권법의 규정은 시대착오적인 조항이 되고, 바로 이런 측면에서 과거 아날로그시대에 콘텐츠제작과 유통환경 하에서 입법된 저작권법의 개정과 손질도 필연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텔레비전 보도에서의 뉴스콘텐츠의 제작과 유통과정에서도 대동소이하다. 정보통신혁명과 함께 우리사회에 선뜻 다가온 디지털 다매체시대의 도래는 뉴스콘텐츠의 제작과 유통에 있어서도 점차 1인 멀티플레이어로 기사와 영상까지 취재되고 편집되어 방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경우 1인의 멀티플레이어의 지위는 영상제작자이자 창작자로서 저작자이며 전달자로서 저작인접권자인 실연자의 위치를 모두 겸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중첩적인 지위와 권리융합현상은 제작된 콘텐츠의 유통측면에서도 이른바 OSMU(ONE SOURCE MULTI-USE)로 활용됨으로써 비슷한 현상을 보이고 있는데, 문제는 그에 따른 부가수익의 정당한 분배차원에서 현실적으로 법과 시장의 괴리가 심각하다는 점이다. 실례를 들어, 영상저작물의 특례규정에서 규정하고 있는 “영상저작물을 그 본래의 목적으로 복제, 배포하는 것” 라고 규정된 것의 정확한 권리범위가 과연 어디까지인가에 관한 문제가 제기될 수 있고, 특히 방송용 영상저작물을 비디오(Video tape)나 DVD 등의 형태로 복제하여 배포하는 것도 포함한 것으로 볼 것인지 등이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인 바, 이에 대하여 법원은 “이 사건에 있어서 방송 극작가들인 원고들이 방송사업자인 피고공사의 주문에 의하여 방송극본을 저작하여 대가를 받고 극본을 피고공사에 공급하기로 한위 극본공급계약은 원고들의 별도의 동의 없이 위 극본을 토대로 제작된 녹화작품을 텔레비전 방송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이용하는 행위까지 승낙하였다고는 볼수 없다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들이 위 녹화 작품을 텔레비전 방송이 아닌 VTR tape에 복사하여 판매한 것은 원고들의 극본사용 승낙의 범위를 넘는 제2차적 저작물이용으로서 원고들의 극본저작권을 침해한 것이라 할 것이다.”(주석4) 라고 판시하여 논란의 확산을 잠재우긴 했으나 재론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주석5)

IV. 종합토론과 소결

우리 저작권법은 “실연자로부터 영상제작자가 양도 받는 권리는 그 영상저작물을 복제 배포 방송 또는 전송할 권리로 하며, 이를 양도하거나 질권의 목적으로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영상저작물의 특례규정에 의한 저작권의 양도추정은 실질적으로 양도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권리의 실체와 그 범위에 대하여 여전히 견해의 대립이 존재하고 학술적으로도 아직까지 정확한 의견의 일치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주석6) 다만 영상제작자의 투자자본회수를 원활하게하기 위하여 영상저작물 자체를 이용할 권리로서의 그러한 배타적 권리들을 일괄하여 양도 추정할 수 있게 한 것이라는 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럼에도 이 특례규정은 영상제작자의 투자보호와 원활한 유통이라고 하는 측면에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저작권의 본질적인 존재이유로서 창작자의 권익보장을 간과한 논리적 결함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저작자와 실연자의 창작적 기여를 단지 특약이라는 사적자치에만 의존케 한다는 것 자체가 법으로서는 미완의 상태이며, 현실적으로 실연자나 저작자가 고용관계상 협상력이 미약한 상황임에도 법조항은 균형 잡힌 협상력을 전제로 입법된 규정이어서 엄밀히 말해 실무현실과 법의 괴리가 잠재해있고, 이러한 결함은 제작사의 입장에서도 양도추정규정에 의하여 취득하는 권리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음으로써 부가시장의 진출 등에도 적지 않은 애로를 유발시키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독일 저작권법은 어떠한 경우에도 특례규정에 의하여 저작자나 실연자에게 불리한 계약이 체결되지 않도록 정당한 보수지급을 보장하고,(주석7) 나아가 부가시장에서 예측하지 못한 추가수익으로부터도 권리자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놓고 있다.(주석8) 일본의 경우, 예를 들어, TV프로그램을 다시 DVD나 온라인 전송 등의 형태로 2차적인 이용을 할 경우에는 권리자의 허락을 추가적으로 득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주석9)
이상과 같은 제작여건을 감안하여 실연에 대한 배타적 권리를 영상제작자에게 양도하거나 포괄적인 이용허락의 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일본이나 독일 등의 경우를 참작하여 각각의 이용형태에 따라 개별적인 보상청구권을 명문규정으로 입법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실연자권리의 양도추정 규정을 권리양도가 아니라 배타적 이용권의 부여정도로 완화하는 방안도 연구 검토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V. 맺으며

형법에서는 ‘의심스러울 땐 피고인의 이익으로’하지만, 저작권법에서는 ‘의심스러울 땐 저작권자의 이익으로’한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영상저작물의 창작과 유통을 통한 부가가치의 극대화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저작권은 ‘이론적 기능’과 ‘현실적 규제력’이란 두 마리 말이 견인하는 쌍두마차로 그 균형과 실효성을 유지해야 함은 물론이다. 영상제작자에게 양도 추정되는 권리가 ‘이론적 기능’이라면 ‘영상저작물의 창작자와 실연자 권리보호’는 ‘현실적 규제력’으로 작동될 수 있을 때 영상저작물의 특례규정은 이른바 ‘당위성의 논리’이자 ‘균형의 이론’으로서 그 실효성을 배가하여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비교법적 관점에서,
특히 실연자의 권리로서 저작권법 제100조 제3항은 ‘영상제작자와 영상저작물의 제작에 협력할 것을 약정한 실연자의 그 영상저작물의 이용에 관하여 “특약이 없는 한” 영상제작자가 이를 양도받은 것으로 추정한다’는 조항은 독일 저작권법이 규정하고 있는 법정양도 간주규정과 유사한 형식을 취하고 있다고 이해된다. 실제로 1994년에 개정된 우리나라 저작권법에서도 “특약이 없는 한”이란 단서를 붙임으로써 입법 당시엔 실연자의 권리가 향상되는 것처럼 보였으나, 지금의 상황에서 결과론적으로 말하자면 이러한 권리관계를 ‘특약에 의존’하기보다는 구체적인 내용의 입법으로 명문규정을 도입하여 권리를 확보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했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없지 않다. 우리 헌법은 국민주권의 이념, 정의사회의 이념, 평화추구의 이념과 함께 문화민족의 이념을 기본 이념의 하나로 채택하고 헌법 제22조에서 저작자, 발명가, 과학기술자와 예술가의 권리는 법률로써 보호한다고 규정함으로써 하위법상 이에 반하는 어떤 규정도 위헌의 소지를 갖게 된다.(주석10) 현행 영상저작물의 특례규정도 한마디로 ‘영상제작자’가 누구인지, 또 그에게 양도 추정되는 권리의 속성이 무엇인지, 등에 관하여 명료하지 못할뿐더러 ‘영상 제작자’의 조건이나 자격마저도11) 공영방송사의 경우에 회사 사장을 말하는 것인지, 제작부서장을 의미하는 것인지조차 모호함으로써 법제의 기본원칙상 ‘명확성의 원칙’에 반하는 위헌소지 또한 다분히내재되어 있다.
법(法)은 물(氵)이 흐르듯이(去) 자연스러워야 한다. 법(法)이란 글자가간직한 깊은 의미 그대로 ‘물처럼 굽은 데는 돌아가고, 낮은 곳은 채운 뒤에 앞을 다투지 않고 순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흐르고 고여서 강처럼 바다처럼 정의가 출렁이어야 한다. 현행 영상저작물의 특례규정을 맛도 향도 없는, 무지해서 아무 생각도 소신도 없는 바보스러움을 연상시키는 그야말로 ‘맹물’이라면, 이제는 저작권의 목적과 기능을 갖추어 만인에게 혜택을 베풀면서 자신을 더럽히고 희생하여 씻겨주고 닦아주고 삶아주고 익혀주며 온갖 이로움을 간직한 채 결코 생색을 내거나 앞을 다투는 일이 없는 ‘지고지선(至高至善)으로서의 물’로 거듭나야 한다. ‘수소이재주(水
所以載舟), 역소이복주(亦所以覆舟)’라는 말도 있듯이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물은 배를 뒤집기도 한다. 언제나 물은 낮은 곳으로 임하면서 앞을 다투지 않고 깊을수록 소리 없이 흐르지만, 때론 격랑이 되어 불보다 무서운 기세로 모든 걸 삼키고 쓸어버리기도 한다. 이렇듯 새로운 영상저작물의 특례규정은 영상저작물의 공동저작자와 실연자, 이용자, 그리고 영상제작자 모두를 위하여 빈곳은 채우고 굽은 곳은 돌아가며 앞을 다투지 아니하고 낮은 곳으로 흐르고 고여서 강을 만들고 바다를 이루어 정의가 출렁이도록 수정되고 보완되어야 한다.

* 주석 *
1) 그 현실적인 대표적인 사례가 ‘공중송신권’의 입법이었다. 인터넷의 발명과 더불어 실시간 웹캐스팅이 활성화됨으로써 이에 대한 규제논리를 놓고 ‘전송’과 ‘방송’의 개념 중 어느 것을 적용할지에 대한 논란이었다. 결국 ‘전송’과 ‘방송’을 융합한 복합적인 용어로서 ‘공중송신권’을 입법하기에 이르렀다. 다음 그림은 그에 대한 설명을 도식으로 표현한 것이다.

2) 영상제작자가 영화감독과 함께 캐스팅에서부터 편집 작업에까지 깊이 관여하여 실질적으로 창작적 기여를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는데, 그 경우에는 영상 제작자도 공동저작자로 보아야 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실연자가 창작적인 애드립으로 기여를 하였다면 실연자도 공동저작자로서 인정됨이 타당할 것이다.
3) 실연자의 공표권을 규정하지 않은 것은, 대부분의 실연이 공표를 전제로 이루어지거나 또는 공표 그 자체를 겸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 점을 감안한 것이다.
4) 서울고등법원 1984.11.28. 선고 83 나 4449 판
5) 이른바 일회주의 원칙을 원용한다면 방송용 영상저작물이라면 방송용으로 쓰이는 것까지만 본래의 목적의 범위 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고, 그것을 비디오테이프 등의 다른 형태로 복제하여 판매하고자 할 경우에는 그러한 내용이 마땅히 특약으로 명시되어야 할 것이었으나, 그러한 계약상의 내용이 없다하더라도 저작권법적인 정의가 ‘의심스러울 때는 권리자의 이익’을 우선시한다는 기본원칙을 명료하게 적용한 판단이라고 사료된다.
6) 2003년 법 개정 이전에는 영상제작자의 권리에 대한 제76조에서 “영상제작자는 영상제작물이 수록된 녹화물을 복제 배포하거나 공개상영 또는 방송에 이용할 권리를 가지며, 이를 양도하거나 질권의 목적으로 할 수 있다.” 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과 관련하여 영상제작자의 권리의 성격에 대하여 저작재산권이라는 견해, 법정이용권 이라는 견해, 저작인접권이라는 견해 등이 대립하고 있었다.
7) 독일저작권법 제32조 (상당한 보수) ② 공동의 보수규칙(제36조)에 따라 조사된 보수는 상당하다. 그 이외에 계약체결 시 영업거래상 부여된 이용가능성의 종류 및 범위에 따라, 특히 이용의 기간 및 시점에 따라, 통상적이며 공정하도록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정해질 수 있는 바에 상응한다면 보수는 상당하다. ③ 계약상대방은 제1항 및 제2항과 상이한 합의를 저작자에게 불리하도록 원용할 수 없다. 제1문에 표시된 조항은 여타 다른 모습을 통하여 회피되는 경우에도 적용된다. 그러나 저작자는 무상으로 모두를 위하여 비배타적 용익권을 부여할 수 있다. ④ 자신의 저작물을 이용하기 위한 보수가 단체협약으로 정해지는 한도에서 저작자는 제1 제3문에 따른 청구권을 갖지 않는다.
8) 독일 저작권법은 제32조에서 상당한 보수의 지급을 의무화하는 규정을 두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른바 베스트셀러 조항이라 불리는 제32조a의 규정 등을 두고 있는데, 이러한 규정들은 실연자의 용익권부여에 대하여도 준용된다(제79조 제2항).
9) 松田政行 編著 「著作權法  實務 」, 53쪽
10) 따라서 저작권법 제9조의 업무상 저작물 조항과 제99조~101조까지의 영상저작물에 대한 특례조항은 창작자권리를 이탈시킨다는 점에서 학자들 중에는 위헌성을 거론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11) 단지 ‘자본을 투자하고 기획한 자’라고만 규정한 현행 특례규정상으로는 그가 구체적으로 누구를 가리키는지가 선명하지 않다.